올해는 아홉수를 제대로 겪은 한 해 였던 것 같다.

2번의 퇴사

아홉수를 제대로 겪게 만든 가장 큰 이벤트였다.
지난 2월 말 모 여행사를 퇴사했고 11월 말을 기점으로 8개월 만에 두 번째 회사를 퇴사했다.

그리고 두 번 모두 사측의 이유로 퇴사가 진행되었고, 둘 모두 소위 거지 같은 퇴사 절차를 밟았다.
2월의 퇴사는 포스팅 했었으니, 차후 시간이 되면 두 번째 퇴사에 대한 이야기도 포스팅 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전혀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직에 관하여서는 잡플래닛의 평을 "관리"하여 (관리라 쓰고 직원들에게 좋은 리뷰를 쓰도록 요구한다고 읽음) 대외적으로 좋은 회사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회사가 제법 많다는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나 역시도 입사 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리뷰 작성 요청을 받았지만 퇴사한 지금까지도 리뷰는 작성하지 않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잡플래닛의 리뷰는 이제 좋지 않은 평가만을 신뢰하게 되고 좋은 평가는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업무적으로는 Vue/Nuxt로 zero-base에서 릴리즈까지 모든 과정을 한 번 겪었다는 거다.
또, 본격적(?)으로 아토믹 디자인과 Storybook 구축의 시도는 (그것이 잘 되었든 잘 안되었든) 그 과정 속에서의 고민과 문제 해결의 반복의 경험을 더 많이 늘려주었다. 아토믹 디자인과 Storybook을 시도해본 경험에 대해서는 차후 따로 포스팅 해 볼 예정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다시 실업자가 되었고 다시 이직 과정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 시국

지난 1월에 시작된 코로나 상황이 결국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외부 활동이 줄었다. 중간 중간 1:1 정도의 오프라인 모임은 이어왔었지만, 중반에 이르러서부터는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좋아하는 코노를 몇 달 째 못가고 있고... 영화관을 가는 것도 포기했다... ㅠㅠ)

점심 식사를 배달로 먹는게 익숙해져서, 배X에 천생연분 등급까지 올라가봤고... 182만원 정도를 배달 식비로 소비했다 ㄷㄷㄷ

예년 같았으면 퇴사 후에 여행을 갔을 텐데, 코로나 시국 덕에 여행을 못가고 있다. 슬프다 ㅠㅠ

재정

기존에 P2P에서 전체 현금 자산의 10% 정도를 씨드머니로 해서 굴리고 있었는데, 1개 회사가 먹튀했고 2개 회사에서 원금 손실로 현재 기약없이 야금야금 상환중이다.
회고를 작성하면서 확인해보니 P2P로 얻은 수익을 반영해보면 5백만원 정도의 손실이 있는 상태다. (그나마 다행인건가?) 손실률이 적게라도 빨리 상환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ㅠ

대신 풍차예·적금을 1년치 만들었고, 2년치로 확장 중에 있다. 올해 예금 금리가 너무 떨어져서 2금융권까지 늘렸고 2금융권으로의 예치금 비율이 더 높아졌다.

블로그 테마에 JSON-LD 오류가 있던 걸 수정 이후 연 1회 받던 애드센스가 올해는 3번 지급받았다. 포스트 수가 많지도 않은데 이렇게 들어오는 걸 보니 더 많이 포스팅해야겠다는 의욕이 솟지만... 수익을 위한 포스팅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애드센스는 그냥 쌈짓돈 버는 수준만 유지하는데 만족하고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학습, 프로젝트, 독서

현재 회사에 들어와서 내 철칙 중 하나를 깼었는데, 바로 야근에 대한 부분이었다.

프로덕트를 시급하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 번아웃을 감안하고 야근을 감당하더라도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 덕분에 학습하기로 했던 것이나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로 했던 것, 독서량을 늘리기로했던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관련된 이야기는 차후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이지만, 무튼 시간적 여유로 작년 계획했던 것들은 대부분 이루어내지 못했고, 퇴사 이후에 다시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워라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블로그 운영

매 달 포스팅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목표치의 60% 정도는 달성했다.

한 달에 2개 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확실히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 하지만 내년에도 동일한 목표를 가져가려고 한다. 60%가 80% 까지 끌어올려지기만 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100%를 달성한다면 더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올해 Hexo가 4.x로 업데이트 되면서 3.x와의 호환성이 너무 많이 깨져서 테마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부분을 잡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pug를 이용할 생각이고 이번 테마에 아토믹디자인 시스템과 storybook도 적용해 볼 생각이다. (뻘짓일 수도 있겠지만 시도 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외 활동

AOA 활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빠져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하반기에 접어들어서는 격주로 올리기로 해서 이전에 비해 여유가 생긴 편이라 다소 낮은 마감의 압박을 느끼며 순조롭게 번역과 영상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WAI-ARIA Authoring Practices 번역 덕분에 좀 더 자세히 알아가게 되는 것들이 있다. 확실히 공식 문서에 대한 번역은 문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앞뒤 맥락을 살피게 되어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어 깊게 알게 되는 것 같다. 내년 상반기에는 아마도 컴포넌트별 사례를 만들면서 나도 더 자세히 학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11월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세미나 발표를 했다.
정보접근기술 컨퍼런스에서 WAI-ARIA 102를 주제로 발표했고, 2주라는 준비 기간에 비해서 다소 담백하게 잘 발표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고, 한국 사회에서는 더 강한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코사 거리두기

작년, 하코사를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었고 코로나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선을 그었고 거리를 두어 게시판 관리 외에는 관심을 멀리했다. (물론 바쁜 상황들도 한 몫을 더했다.)

회고를 작성하면서 잠깐 질문글 삭튀에 대한 통계를 내봤는데, 올해 1월 1일부터 29일까지 기준으로 1042개의 질문글이 자기에게 필요한 답변을 받고나서 글이 삭제되었고, 그렇게 해서 패널티를 받은 아이디가 (중복으로 패널티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 509개에 달했다.

연간 근무일수가 250일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새로운 2명씩은 답변을 받은 뒤 글을 삭제했다는 거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하코사는 정말 하위 역량을 가진 이들의 집단이 될 확률이 다분히 높다고 생각한다. 저런 곳에서 누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을까.

to 2021

2021년은 내게 앞자리가 바뀌는 해다. 허허허... 10년전 2가 3으로 바뀔 때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이제 앞자리가 또 바뀐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씁쓸하다.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들었나 싶은... 물론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코웃음 치겠지만 ㅎㅎㅎ)
하지만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어 아침이구나 하겠지 ㅎㅎㅎ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2020년의 마지막 날이다

아직 2021년에 어떤 계획을 가지고 살아갈지 혹은 살아낼지 어떤 생각도 없다. 다만 하루하루가 흘러가지 않기를 바라고, 다시 내년 이 맘 때 쯤 회고를 작성할 때에는 올해 참 잘 지냈다라고 작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