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리

최근 대략 2년 정도 시간 관리를 손 놓고 있다가 작년 중반 즈음부터 재개하면서 상세 목표 설정 등을 하는 것 보다는 일단 손에서 놓아버린 플래너 사용을 다시 손에 익히고 시간을 어떻게 사용 하고 있는가를 기록하고 검사하면서 플래너를 손에 붙이는(?)데 중점을 뒀었었다.

2020년으로 접어 들 준비를 하면서 부터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전보다는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생겨서 이들을 이용하여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도입 한 툴

Notability + 3P binder on iPad

3P 바인더는 5년 전부터 사용 해 오던 시간관리 도구였는데 들고다니기에 무게나 부피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사이즈는 A4 용지보다 살짝 작고, 무게는 대략 0.5kg 정도에 달했던거 같다).
또한 바인더를 사용하는 동안 하이테크 펜을 거쳐 만년필을 사용했는데 (만년필의 그 사각 거리는 소리는 정말 좋다) 이게 한 번 작성 하고 나면 수정하기가 어려워서 직직 줄을 긋고 다시 쓰다보니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고, 펜을 두고 나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기록을 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활용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해서 이런 저런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디지털로 옮겨볼 생각도 적지않게 했었는데 폰으로는 또 한계가 있고 플래너가 가지는 장점을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 7월 즈음에 아이패드를 구매한 이후에 아이패드의 활용도를 고민해보다가 찾아보게 되었던 것이 노트 어플리케이션을 플래너로 사용하는 방법이었고 notability에 3P 바인더를 적용하는데에 이르기까지 했는데, 이 후로 앞서 고민했던 것들이 한 방에 해결되는 느낌이다.

아이패드 내에 바인더 양식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니 바인더를 그대로 사용하는 느낌이고, 수정도 한결 쉬워졌고 더불어 아이패드 - 아이폰 - PC(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사용해서)에서까지 동기화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지니 어디에서든지 필요할 때 바로 열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Notability에 얹은 3p 바인더(좌측)와 Weekly 기록(우측)

대략 세 달 반 정도를 이렇게 사용해봤는데 확실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섞여 있는 느낌이 강하다. notability가 손글씨를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더욱 그런것 같기도...

단점이라면 아이폰에서 글씨를 쓰는 것은 애매하다는 것 정도? 현재 계획으로는 아이폰에서는 adonit사의 스타일러스 펜을 구매해서 사용해 볼까 고려해보고 있다.

Youtrack

연간·월간 계획을 세우고 이를 3P 바인더(notability에 얹은)에 기록하면서 조금 더 고민하게 되었던 것은 바인더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였는데, 설정 된 연간·월간 목표의 진행 상황 — 어떤 것이 진행 중이고 어떤 것이 미진행 상태인지 얼마나 세부적으로 더 쪼개져서 진행되고 있는 지 등을 한 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여, 목표들을 세부적으로 쪼개어 월별—주간별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을 쉽게 하고 싶어서 떠올린 툴이 칸반 보드였다.

칸반 보드 중에서 trello, youtrack, kanbanflow 이 세 가지를 놓고 고민했었는데, youtrack은 전 회사에서 이미 사용해 본 툴이라 어느 정도 익숙해서, trello는 워낙 많은 곳에서 소개하고 있기도 하고 현재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툴이고, kanbanflow는 소프트 스킬에서 추천하고 있는 툴이었기 때문에 이 3가지를 후보로 올려두었다.

그 중에 어떤 것을 사용할까를 고민하는데에는 다음 조건들을 따져보았다.

  • iPhone, iPad, PC에서 모두 사용 가능 해야 하고 동기화가 되어야 한다.
  • 연간-월간-주간으로 task를 세분화 하여 등록 시키고, 각 level 별로 상/하위 관계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하고
  • 컬럼을 Wait, Doing, Done으로만 나누는게 아니라, 월간은 각 월을 한 눈에 쫙 펼쳐놓고 관리하고, 주간 역시 각 요일을 펼쳐놓고 지난 주의 기록과 필요하다면 다음주의 일정도 추가하거나 확인 할 수 있도록 2차원(?)으로 상태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서 2가지 조건은 3가지 툴이 모두 가능했는데 마지막 조건 때문에 결국 swimlane이 지원되는 youtrack으로 결정되어 사용 중에 있다.

현재 관리 중인 연·월·주간 계획

Youtrack으로의 관리는 이제 3주 째에 접어들고 있는데, 일단 현재는 만족하고 있다.
회사 업무 외에 매일 무얼 해야 할지, 어디에 시간을 사용할지가 명확해져서 버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은 부분 줄어들었다. 확실히 일을 많이 벌려놓았을 때(?) 관리하기 좋은 듯 하다.

이렇게 분류해놓고나니 많지도 않은 시간을 참 많이도 버리고 다녔었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

Todoist

3P 바인더와 youtrack까지 결정이 된 이후에 또 다른 고민을 한 것은 Youtrack에 등록하지 않는 매일의 고정 된 task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였다. 하루 10분씩 영어 공부를 한다거나 (바로 그... 야! 나두 했어... 그거...) 뉴스레터를 읽는다거나 (매일 다른 주제의 뉴스레터 읽기) 등은 어차피 매일 고정적으로 하기로 한 일이라서 굳이 youtrack에서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이걸 까먹는 내 머리다. 가끔 12시 땡 하고나서야 아차!! 하는 경우가 다반사니까.

Apple Watch도 있겠다... 워치 컴플리케이션에 올려두고 오늘 해야할 고정 일들을 워치에서 바로 확인해서 수행 여부(?)를 체크하면 좋겠다 싶어서 관련 어플들을 또 찾아 헤맸고...

Apple Watch에 올린 todoist
  • 무료이면서
  • 중앙 컴플리케이션에 올릴 수 있어야 하고
  • 워치에서 바로 수행 여부를 기록할 수 있어야 하며
  • Apple Watch, iPhone, iPad에서 모두 동기화 되어야 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툴은 찾은게 Todoist 였다.

알람을 사용하려면 유료 플랜을 구독해야 하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굳이 알람을 등록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고 우선은 당일에 해야 할 고정 일들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 습관을 만드는데 보조 도구 정도로 사용할 요량으로 찾아본 것이라서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해서 쓸 만 한 것 같다.

포커스 타이머

마지막으로 찾은 툴은 타이머였다. 타이머를 찾은 건 단순한 이유였는데,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몰입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싶었다. 소프트스킬에서 소개해 준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해서 집중해서 일을 진행할 시간을 타이머로 걸어두고 하는 습관을 시도해 보고 싶었고 이 기능에 최적화 된 앱이 필요했다.

물론 Apple Watch에 내장된 타이머를 사용해도 되기는 하지만 좀 더 최적화 된 것이 있으면 그걸 쓰는게 낫겠다 싶어서 뽀모도로 타이머를 찾다가 포커스 타이머를 발견했고 단순한 UI가 마음에 들어서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않고 바로 설치했다.

포커스 타이머는 작업과 휴식 시간을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몇 번의 루틴 후에는 긴 휴식을 취할지도 설정이 가능하다
포커스 타이머 설정 화면

작업 시간과 휴식 시간을 한 루틴으로 설정을 해주고 워치에서 실행만 해주면 설정해 둔 시간이 지나면 진동과 소리로 알람을 주어서 정해진 시간에 몰입에서 빠져나와 휴식을 취하도록 해주고, 매 루틴이 끝날 때 마다 다음 루틴을 계속 진행할지 혹은 종료할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평일에는 퇴근 이후 가용 시간이 적어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주말에 이 방법은 꽤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주말에는 주로 카페에서 학습을 하거나 개인 업무 등을 진행하는데 집중해서 한 가지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며 환기시키고를 반복하니 어떻게든 몰입하지 않으려는 자아와의 싸움(?)이 수월해진 느낌이다. 물론 아직은 바로 바로 스위칭 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완전히 몰입해지는 시간이 늘고 있는 듯 하다.

툴 도입 이후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작년과 비교해보면, 툴을 도입하면서 이제 무얼 할까하다가 버리는 시간이 굉장히 줄어들었고 그냥 저냥 흘려 보내는 시간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반면에 올해 목표를 너무 빡세게 잡은 탓일 수도 있겠지만... 해야 할 일을 월, 주, 일별로 분배하고 나니 이렇게 시간이 없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렇게나 적은데 여지껏 그 시간조차 버리고 있었나 싶은 그런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