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대한 오해


어느 분야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IT 업계에 종사하려면 혹은 이미 종사하고 있으면 새롭게 나타나는 기술이나 기존에 알고 있던 기술이 판올림되거나 등등의 문제로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 불가결한 부분인듯 하다.

개인적으로 소소하게 강의형으로 스터디를 진행해보면서 느끼기도 한 부분이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질문들이나, 세미나 혹은 세미나 뒤풀이에서 듣는 이야기들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 혹은 연차가 낮은 분들을 상담해주다보면 학습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다.

학습과 학습의 행위는 서로 다르다.

학습, 배움에 있어서 가장 많이들 오해하는 것이 바로 학습의 행위와 학습을 동일시 여기는 것이지싶다.

일전에 학원 강사이신 지인과의 대화에서 강의에 대한 피드백으로 돈을 지불하고 강의를 들었으면 내 실력이 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늘지 않느냐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만으로도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를 쉽게 엿볼 수 있다.

공부를 위해서 학습법을 선택하게 된다. 책을 보거나, 인터넷 강의를 보거나, 학원 강의를 듣거나 등등. 헌데 이 학습법 자체를 학습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듯 하다.

학습은 배울 학(學)과 익힐 습(習) 즉, 배우고 익히는 것을 학습이라고 한다.

책을 보는 행위는 단지 보는 행위에 지나지 않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듣는 것 역시 단지 시각적으로 보고 귀로 듣는 행위에 지나지 않으며, 학원 강의를 듣는 것은 단지 그 자리에 앉아서 강사가 설명하는 것을 듣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자기 자신이 "익히는" 행위가 뒤따라야만 비로소 학습이 이루어진다.

아무리 책을 본다고해도 스스로 본 것을 익히려 함이 없으면 그저 검은 글씨를 보았을 뿐이지, 그것이 학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학원 강의를 듣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익히려 함이 없으면 그저 설명을 듣고 돌아왔을 뿐이지 내 것으로 소화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행위들을 취하면 마치 자신에게 학습의 결과가 생길거라고 믿는 것은 학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지함으로 인함인지 혹은 맹목적인 믿음인지 알 수가 없다.

행위 자체는 학습의 성취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자신이 스터디에 참여하거나, 학원을 다니거나, 세미나를 가거나 하면 실력이 늘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Git CLI 스터디 진행을 위해 신청을 받는 중에 스터디를 들으면 실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만일 내가 스터디를 듣는 행위만으로 바로 학습이 이루어지고 바로 활용 가능할 수 있다면 중고등학교 때 그렇게 영어를 배웠는데 한 마디조차 입을 못떼는걸까...

몇 개월 전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일했던 직원의 근황을 물어보았는데, 회사 지원으로 학원은 다니고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업무에 뭐가 나아지는 거 같지도 않고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내가 경험한 바, 학습에 힘을 쏟는 성향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이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행위는 행위일 뿐이다. 아무리 책을 본들 내가 익히려 들지 않으면 익혀지지 않는 것이고, 강의를 듣는다 하여도 내가 익히려하지 않으면 결국 강의가 끝난 이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뿐이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필요하다.

책이나 스터디, 학원 강의 등은 단지 학습을 용이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는 단지 helper의 역할을 할 뿐, 학습의 본질은 결국 학습자 본인의 몫이다.

아무리 책을 열중해서 본다하더라도 스스로 익히려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래 그 놈의 노오오오력이다.) 아무리 학원에 가서 자리에 앉아 있다하더라도 스스로 익히려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커뮤니티에서 보면 종종 혼자 있으면 공부를 안하니까 혹은 의지가 약해서 스터디를 나가거나 학원 강의를 들으려고 한다는 이들을 더러 볼 수 있는데, 사실 스터디나 학원 강의가 그것을 해소 시켜주지 않는다.

스터디든 학원 강의든 아주 일부의 환경, 주변이 공부를 하는 환경 속으로 나를 집어 넣는 행위일 뿐이지 스터디를 하면 공부가 될거야 혹은 학원 강의를 들으면 공부가 될거야는 큰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학원도 이미 중고등학교 때 다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학원이 나로 하여금 공부하게 만들어준다는게 얼마나 큰 착각인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비자적 사고를 벗어나지 않는한 학습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내가 종종 입에 달고 사는 소리가 "소비자가 너무 많아"라는 말이다.

어쩔 수 없다. 학습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로 소비자적 사고에 갇힌 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학습 자체를 타인에게 의존하는 형태가 나타날리가 만무하다.

자기 스스로에 대해 생산자가 되지 않는 한, 학습이 이루어지기는 당연히 어렵다고 본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내게 가장 잘 맞는 지식 습득 방법이 무엇인지를 아는 메타인지 자체가 결국 내가 생산자적 관점이 없으면 불가능한 부분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