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3:16 말씀의 후반부를 다시 묵상해 본다.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멸망이란 무엇인가?
"멸망"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ἀπόλλυμι(아폴뤼미) 라고 기록되어 있다.
ἀπόλλυμι(아폴뤼미)는 멸망하다, 잃다, 파괴하다, 죽다, 손상시키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ἀπό(아포)와 ὄλεθρος(올레드로스) 의 어간에서 유래된 단어다.
ἀπό(아포)는 분리를 의미하고, ὄλεθρος(올레드로스)는 죽음, 징계를 의미한다.
즉, ἀπόλλυμι(아폴뤼미)는 무엇인가로부터의 분리, 죽음, 징계와 관련된다.
생명으로부터의 분리
기독교에서 우리는 성경의 기록을 근거로 하나님을 생명 그 자체로 고백한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음으로 하나님과의 약속을 깨뜨렸고, 약속을 깨뜨림은 곧 관계를 어그러뜨리게 된다.
관계가 어그러졌다는 것은 곧, 더 이상 긴밀한 관계 가운데 있지 않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긴밀한 관계 가운데 있지 아니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이제는 관계 가운데에서 분리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그러졌다는 것은, 생명으로부터 분리 되었음을 말하고 이는 곧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 즉 죽음을 말한다.
영생은 무엇인가?
"영생"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두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다.
"영원"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aiōnios(아이오니오스)라고 기록되어 있다.
aiōnios(아이오니오스)는 시작이나 끝이 없는1, 끝 없는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aiōn(아이온) 이라는 명사에서 유래 되었다.
aiōn(아이온)은 태초, (앞으로 올 끝없는) 영원, 시대, (끝나지 않은) 현시대, 오는 시대, 메시아의 시대, 아들을 통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세상을 의미한다.
"생명"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는 ζωή(조에)라고 기록되어 있다.
ζωή(조에)는 생명을 의미하고, 이 단어는 요 1:4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의 말씀에 동일하게 사용된 단어로 ζαω(자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ζαω(자오)는 살다라는 기본 동사를 의미한다.
즉, "영생"이라는 것은 "영원한 생명"이신 하나님 그 자체를 의미한다. 불사(不死)의 의미가 아니다.
관계의 회복
종합해보자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생명이신 하나님을 얻게 하는 것, 태초에 아담의 죄로 끊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부르는 찬양에 이러한 고백이 있다.
"이것이 영원한 삶, 이것이 영원한 삶, 참 하나님과 그 아들 아는 삶, 이것이 영원한 삶, 이것이 영원한 삶, 내가 주 안에 주는 내 안에 늘 거하는 삶"
설교에서 영생을 이야기 할 때 항상 죽음 이후의 생이 언급되었던 적이 꽤 많았던 것 같은 기억이 든다. 내가 신경쓰고 듣지 않아서 그러한 느낌이 드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영생"은 일명 사후세계에까지 있는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살아있든 죽어있든 그것에 연관지어 생각할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보아야 할 문제이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명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끊어졌던 당신의 피조물과의 관계를 다시 이으시려고 당신께서 먼저 손을 내미심이고 당신께서 모든 것을 해결하셨음이며, 그것을 당신의 피조물된 우리로 누리기 원하심이다.
- 1.롬 16:26에서는 하나님께 쓰이고, 히 9:14에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령에 대해 쓰이는 단어이다. ↩